[최상목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기재부 장관으로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코로나19 이후 4년간 세수추계 오차가 반복된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2년 연속 이어진 초대형 세수 펑크, 4년째 빗나간 세수 예측에 결국 경제 수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오늘 기획재정부가 올해 국세수입 전망을 재추계했는데, 3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세수 오차가 주로 어디서 났는지 봤더니,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주범이었는데요.
예상보다 더 나빴던 기업 실적에 부동산 거래 부진이 더해지며 법인세는 당초 목표보다 14조5천억원, 양도소득세는 5조8천억원 덜 걷힐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일단 이러한 대규모 세수 결손에도 '세입 추경'은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국가재정법상 추경 사유도 아닌데다, 세입 추경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미래세대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이유에서입니다.
대신 정부는 "기금의 여윳돈을 최대한 활용하고 집행실적이 저조한 예산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어떤 기금에서 얼마나 끌어다 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환율 위기 대응을 위한 실탄을 남용했다는 국회의 지적에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점만 분명히 했을 뿐입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재원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일부 사업 예산을 일부러 쓰지 않는 '인위적 강제 불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특히 국세의 40%에 해당하는 지방교부금까지 감액 수순을 밟게 돼, 재정이 부진한 내수를 살릴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수 오차가 반복되면서 정부의 경기 예측 능력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기재부는 내년부터 전문기관 참여, AI 추계 모형 개발, 매년 9월 재추계 전망 발표를 통해 세수추계 오류를 줄여나가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기술 자문 등을 받아 법인세 추계모형을 꾸준히 보완해왔던 터라 근본적인 개선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야당은 역대급 세수 펑크를 질타하며 벌써부터 추경 편성 요건을 손질하고, 재정청문회까지 열겠다며 으름장까지 놨는데요.
정부는 세부 재원계획을 국회와 협의하겠다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릴 가능성은 높은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세종 스튜디오였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