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연내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쓰는 삼성전자가 한 분기에 내는 전기요금이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효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전력의 '전력 소비 상위 30대 기업' 자료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가 1만2162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사용하며 전체 기업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했습니다.
현대제철과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이 2~5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은 꾸준한 증가 추세입니다. 2021년 2분기 4739GWh에서 2022년 2분기 5319GWh로 늘었고, 올해 2분기에는 6201GWh까지 늘었습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3년 전과 비교해 전력 사용량이 32.8% 늘었습니다.
한전에 지출한 전기 요금은 이보다 더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전기 요금은 1조9102억원으로 3년 전보다 125.7% 증가했습니다.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데다 킬로와트시(KWh)당 97~98원 수준이던 전력 판매단가가 153~160원 수준으로 오른 여파입니다.
이같은 영향으로 전력 소비 30대 기업의 전기요금은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습니다(4조308억원). 2년 전과 비교해 63.8% 늘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력 소비 상위권 기업들은 전력 사용량이 과거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디스플레이, 철강 등 제조 기업이 전력 소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어 AI 열풍에 따른 전력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한국전력은 오는 4분기 전기요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오늘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한전의 누적 부채 금액이 200조원을 넘어서는 상황이라 연말이면 다시 전력요금 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삼성전자의 연간 전기요금 4조원 돌파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38조원)의 10.5%에 해당하는 규모로, 하반기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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