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의 2배 수준으로 순매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6조30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월간 순매도액(2조8천68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이달 2일과 12일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순매수세를 이어가다 5월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6월과 7월에는 순매수세를 나타냈지만 8월부터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 보유 주식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뚝 떨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29%로 지난 2월 21일(33.2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외국인 이탈 현상은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로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기도 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5조9천21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도 8천400억원 순매도해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반면 이달 외국인은 바이오주와 전력기기, 이차전지 종목은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HD현대일렉트릭을 2천60억원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샀다. 삼성바이오로직스(1천760억원), LG전자(1천730억원), LG에너지솔루션(1천420억원), 아모레퍼시픽(1천250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복귀하기 위해 미국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해소, 중국 경기와 국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돼야 한다"며 "다음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서비스업 지수, 한국 수출 지표 등의 결과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돌아설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 복귀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반도체에서 출회된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수 있어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