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에 최신 반도체 장비 가격을 인하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ASML이 TSMC가 곧 도입할 예정인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하이(High) 뉴메리컬애퍼처(NA)'를 이달 말 이전 북부 신주 공장에 설치할 예정이며 공급 가격이 정상가격 3억5천만 유로(약 5천156억원)보다 훨씬 낮다고 전했다.
또 공급 예정 시기도 알려진 것보다 1분기 이상 빠르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ASML의 장비 공급이 TSMC의 '시험 사용'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급가를 할인한 것은 TSMC의 A16(1.6나노 공정)을 이용한 제품의 고객사 주문 수량과 관계가 있다고 봤다.
대만언론은 TSMC가 차세대 장비를 특별 할인가에 공급받으며 인텔에 사실상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텔은 지난 4월 미국 오리건주 연구개발(R&D) 센터에 차세대 EUV 장비를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노광 공정은 웨이퍼에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 회로를 인쇄하는 과정이다.
'하이 NA EUV'는 반도체 회로를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어 AI 응용프로그램과 첨단 소비재 전자제품용 칩 제조에 쓰인다. 장비 중량만 150t으로 에어버스 A320 여객기 2대와 같은 무게로 알려졌다.
네덜란드는 2019년부터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신형 DUV 장비에 속하는 NXT 2000i 이상급 모델에 대해서도 정부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