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의약품의 제형을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바꾸는 데 쓰이는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투약의 편의성과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새로운 제형으로 출시하면 특허를 연장할 수 있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알테오젠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휴온스랩이 최근 임상에 진입하며 후발주자로 나섰습니다.
오늘 관련 시장,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원래 미국 기업 할로자임이 선두주자였고, 뒤이어 국내 알테오젠이 자체개발에 성공하면서 양대산맥으로 부상했죠.
휴온스랩은 어디까지 따라왔습니까?
<기자</SPAN>>
세계 최초로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한 건 미국 바이오 기업인 할로자임입니다.
우리 몸의 진피층에 있는 히알루론산은 약물이 주사되면 피부에 일정량 이상 흡수되지 못하도록 하는 특성이 있는데,
히알루로니다제는 이때 히알루론산을 녹여 피하주사로도 의약품 흡수가 가능하게 해주는 효소 단백질입니다.
정맥주사는 병원에서 2~3시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반면, 피하주사는 가정에서 5분 정도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습니다.
이후 국내 업체 알테오젠이 지난 2018년 전세계 두번째로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개발해 특허를 내면서 추격했습니다.
사실상 두 기업이 유일하게 제품 출시 등 성과를 낸 가운데 휴온스랩이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자체 기술로 만든 히알루로니다제(HLB3-002)의 임상 계획을 승인받은 겁니다.
알테오젠은 오리지널인 할로자임의 'PH20'을 변형한 물질이라면, 휴온스랩은 염기서열이 같아 보다 동일한 효능과 효과를 구현했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최근 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알테오젠과 대규모 기술 계약을 체결했잖습니까.
항암 치료제 등에 히알루로니다제를 적용해 제형을 바꾸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항암제를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로 맞게 되면 투약시간과 통증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변경된 제형을 신약으로 재차 허가를 받으면 약가 방어가 가능하고 경쟁사의 진입도 장기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오는 2030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에 오리지널사인 머크와 후발주자들이 피하주사 제형으로 새롭게 출시하기 위해 핵심 기술인 히알루로니다제 확보에 나섰습니다.
머크가 지난 2월 '키트루다SC' 개발을 위해 5조원을 들여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ALT-B4)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피하주사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개발에 성공한 셀트리온도 올초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자체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로 확장 적용 가능하다는 잠재력이 있어 관련 시장은 지난해 약 1조3천억원에서 2036년 1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일단 진입에만 성공한다면 시장성은 담보되어 있다는 이야긴데,
휴온스랩의 경우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임상을 시작하는데, 성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휴온스랩은 'HLB3-002'와 관련해 단회로 끝나는 '피보탈(Pivotal) 임상'을 빠르게 마친 뒤 내년 6월께 국내 품목허가를 받겠단 계획입니다.
더불어 할로자임의 'PH20' 미국 특허가 2027년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내년 하반기부터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준비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임채영 / 휴온스랩 연구소장 전무: 저희는 할로자임과 다르게 새로운 동물 세포들을 마련해서 배양하고 정제하는, 즉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특허 등록을 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정제 수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수율이 좋기 때문에 제조 원가 등 경쟁력이 상당히 확보된 상황이고 지금 임상 IND 승인을 받았습니다. 향후 대세도 하이디퓨즈 기술로 SC제형화하는 것으로 (예상합니다)…ADC(항체약물접합체) 뿐만 아니라 이중항체 등 모두 적용 가능합니다.]
휴온스랩은 내년부터 히알루로니다제 상용화를 추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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