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20) 등을 비방한 가짜뉴스를 인터넷에 올리고 억대 수익을 올린 30대 유튜버가 첫 재판에서 고의성을 부인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35·여)씨의 변호인은 2일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영상을 제작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공소사실은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와 관련한 고의가 없었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진실한 사실로 믿었기에 위법성이 없어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판사가 "의견서를 보면 (영상물은) 의견을 개진한 것이고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돼 있는데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냐"고 묻자 A씨의 변호인은 "의견 개진에 불과하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A씨의 변호인은 또 피고인이 인천지검에서 추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피고인은 인천지검에서 다른 2건으로 (조사를 받았고) 계류 중인 상태인데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건은 기존 사건과) 비슷한 건인데 피해자들은 다르고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날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로 법원에 출석했으며, 생년월일과 주거지 등을 확인하는 강 판사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김 판사가 "직업이 사업으로 돼 있는데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일 오전 10시에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 7명을 비방하는 영상을 23차례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장원영이 질투해 동료 연습생의 데뷔가 무산됐다"라거나 "또 다른 유명인들도 성매매나 성형수술을 했다"며 거짓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
검찰이 유튜브 채널 계좌를 분석한 결과 A씨는 2021년 6월부터 2년 동안 2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의 부동산과 예금채권 등 2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을 통해 동결했다.
앞서 장원영은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을 하면서 "장원영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A씨에게 명령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정국도 지난 3월 A씨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9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는 가수 강다니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