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계획안을 철회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29일 각각 이사회를 소집하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두산밥캣을 상장 폐지하려던 계획도 약 한 달 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지난 26일 제출한 분할합병·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두산 측을 압박한 바 있다.
양사 합병 비율이 두 회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합병이 이뤄지면 두산밥캣 주주는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주를 받는게 당초 두산이 계획한 합병안이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달 초 주주서한에서 설명한 것처럼, 원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 없는 사업기회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 생산설비를 적시 증설하기 위해선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투자여력을 확보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분할합병을 마치면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등을 통해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금융당국의 정정요구 사항을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해 주주총회 등 추진 일정을 재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