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주역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올해 2분기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이 30%를 넘겨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1일 한국무역협회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1위 품목인 반도체와 2위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3%, 11.4%에 달했다.
두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합산 비중은 31.7%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자동차' 수출 비중은 지난 2017년 4분기(26.9%)에 처음 25%를 넘겼다. 이후 25∼30%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직전 최대치는 올해 1분기에 기록한 29.7%였다.
이번 2분기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액은 543억달러로, 이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한국 수출 주력인 반도체 수출은 2018년에 1천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단일부품 수출이 1천억달러를 넘긴 것은 한국의 반도체가 세계 최초였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분기(20.01%) 최초로 분기 기준 20%를 넘긴 후 지금까지 10% 후반∼20%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작년 반도체 시황 부진으로 이 비중이 1분기 13.6%, 2분기 14.5%로 낮아졌지만, 올해 시황이 개선되면서 1분기 19.0%에 이어 2분기 20.3%로 상승해 다시 20% 선으로 올라섰다.
올해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른 AI 서버 출하량이 증가하는 등 전방 산업 수요 회복으로 수출 전망이 밝다. 다만 미국이 HBM 등 첨단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 추가 대중 제재를 준비 중인 점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 효자'인 자동차도 작년에 이어 올해 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는 2분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11.4%)이 역대 3위 수준을 기록했으나, 수출액(195억달러) 기준으로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자동차 수출은 100억달러를 처음 돌파한 2007년 4분기(106억달러) 이후 약 17년 만에 200억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북미 시장 등에서 선전해 3·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완성차 수출액을 작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75억달러로 예상했다. 또 올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4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종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수출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일본과 대만 등 주요국도 각각 자동차와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장기적인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지금 잘하고 성장하는 분야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