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가중된 응급실 부담을 덜기 위해 비응급환자가 응급센터에 내원할 경우 의료비 본인 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중대본에서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현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수련 현장에 복귀한 레지던트는 총 1천91명이다.
사직한 레지던트 5천701명의 약 11%인 625명은 종합병원 등에 취업해 진료 현장으로 복귀했다. 이는 지난주 258명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들 625명은 전공의로서가 아니라,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경우다. 이들 대부분은 병원급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사직한 레지던트 중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참여한 지원자는 모두 91명이다.
정 실장은 "정부가 전공의 수련체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는데도 하반기 모집 지원율이 미진해 매우 안타깝다"며 "전공의가 복귀할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고자 모집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이달 9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레지던트 1년차는 이달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차와 인턴은 이달 16일까지 모집한다.
이날 중대본에서는 전공의 집단사직 등으로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응급의료체계의 유지 대책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분을 활용한 전문의 인센티브 지원과 함께, 신규·대체 인력의 인건비와 당직 수당을 계속 지원해 응급실 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응급의료기관의 촉탁의 추가 채용을 독려하고, 전문의가 부족한 권역·지역응급센터에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응급의학과와 국립중앙의료원 등 주요 공공의료기관의 전문의 정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국립대 의대 교수를 증원할 때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과목의 정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역응급센터가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 환자는 지역 응급센터·기관으로 이송한다. 특히 지역응급센터 중 인력이 충분한 곳은 '거점지역센터'로 지정해 권역응급센터의 업무를 분담하도록 한다.
나아가 증상이 가벼운 경증환자가 권역응급센터를 내원하거나 비응급환자가 권역·지역응급센터에 내원할 경우 의료비 본인 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더불어 중증환자나 다른 기관에서 넘어온 환자, 야간 진료 등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응급의료기관이 핵심 치료를 제공한 뒤 환자를 다른 기관으로 보내더라도 평가에 불이익이 없도록 평가지표도 개선한다.
응급실 인력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응급실 운영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의 관리 책임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