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자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것에 대해 '여자가 아니다'라고 하자 이를 가만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자녀인 비비언 제나 윌슨(20)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했다. 윌슨은 26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에 머스크가 여성적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자신을 괴롭히고, 초등학교 때부터 목소리를 깊이 있게 내라고 하는 등 남성적으로 보일 것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머스크는 지난 22일 심리학자 조던 B. 피터슨과의 대담에서 자신이 윌슨의 성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윌슨이 '워크 바이러스'(woke mind virus)에 의해 "살해됐다(killed)"라고 표현했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의 뜻으로 쓰이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일컫기도 한다.
머스크는 "나는 근본적으로 아들을 잃었다"라며 자신이 딸의 성별 확인 절차에서 속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윌슨은 머스크가 성별 확인 절차에서 속지 않았으며 처음엔 망설였지만,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으고, 치료 절차에 결국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이 절차는 성별 불쾌감(자기가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 치료를 뜻한다. 윌슨은 당시 이 치료에 부모의 동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의 최근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수백만 명 앞에서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2000년 작가 저스틴 윌슨과 결혼해 2008년 이혼했다. 비비언 제나 윌슨은 이들 사이의 자녀 5명 중 한 명이다.
그는 2022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꿨고, 머스크 성을 버리겠다며 개명도 신청했다. 당시 윌슨은 아버지와의 불화를 개명 신청의 사유로 들었다. 법원의 개명 허가를 받아 그는 제이비어 머스크에서 비비언 제나 윌슨이 됐다.
윌슨은 머스크가 어머니와 공동 양육권을 갖고 있었지만, 어머니나 보모에게 대부분 맡기고 거의 돌봐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머스크에 대해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하다"라고 묘사했다.
윌슨은 또 "4학년 때 차량 광고의 하나로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내 목소리가 너무 높다면서 소리를 질렀다"라고 떠올렸다.
머스크는 지난 수년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랜스젠더의 권리에 반대해왔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윌슨이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자신과 절연하자 성소수자 문제에 진보적인 캘리포니아의 교육 정책을 자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