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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최고세율 50%→40%…밸류업 허들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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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오늘 올해 세법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상속세율을 낮추고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등 윤석열 정부 첫해에 버금갈 정도로 개편 폭이 큰 데요.

구체적으로 얼마나 바뀌는지, 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상속세 이야기부터 해보죠.

그동안 오른 물가와 집값 등을 감안하면 상속세는 이젠 '중산층 세금'이 됐고, 또 과도한 상속세 부담에 대주주가 주가 부양을 꺼리는 경우도 많아지며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됐었는데, 세법개정안엔 어떻게 담겼나요?

<기자>

상속세의 세율과 과세표준, 공제 한도 모두 손질했습니다. 2000년 이후 25년만의 상속세 일괄 개편입니다.

우선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30억원이 넘는 상속분에 매겨지는 최고세율이 50%에서 40%로 10%포인트 낮아집니다.

현재 5개 구간인 과표구간도 4개 구간으로 간소화돼 10억원이 초과되는 상속분에는 일률적으로 4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또 기존에는 1억원 이하에만 가장 낮은 세율인 10%가 적용됬는데, 이게 2억원 이하로 확대됩니다.

여기에 자녀 공제 금액은 1인당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늘어납니다.

<앵커>

자녀 공제 혜택이 적어 일괄공제 5억원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자녀가 있는 경우 상속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상속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재산가액의 한도는 배우자 공제 5억원과 일괄공제 5억원이 적용된 10억원입니다.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물려받을 때부터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젠 자녀가 2명만 되도 10억원의 자녀공제를 받을 수 있어 공제 혜택이 크게 늘어나는 겁니다.

상속 재산이 25억원이고 배우자 1명에 자녀가 2명일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은 배우자 공제 5억원에 일괄공제 5억원 등 총 10억을 공제받아 남은 15억원에 대해 세율 40%가 부과돼 4억 4천만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세법이 개정되면 배우자 공제 5억원에 자녀공제와 기본공제 12억까지 공제금액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만큼 적용되는 세율도 30%로 낮아져 상속세 부담이 절반 이하로 내려가게 됩니다.

<앵커>

정부는 올해 상반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다시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번 개정안에도 포함됐나요?

<기자>

네 포함됐습니다. 올해 초 정부는 민생토론회를 통해 1,400만명에 이르는 개인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내년 1월 시행이 예정된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이같은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금투세가 시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증권거래세를 낮추기로 했지만, 금투세가 폐지되더라도 그대로 간다는 얘기입니다.

또 예정대로라면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의 250만원 초과 부분에 대해 20% 소득세가 부과되는데요.

정부는 금투세 도입 백지화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도 내년에서 오는 2027년으로 2년 더 미뤘습니다.

<앵커>

밸류업 과세체계도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확정됐다죠?

<기자>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을 늘린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고,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해 세율을 최대 20%포인트 낮춰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게 밸류업 세제혜택의 핵심인데요.

기존에 배당을 많이 했던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이번 개정안에 정부는 법인세 공제 한도를 당해연도 총주주환원금액의 1%로 제한하는 내용을 추가로 담았습니다.

또 분리과세 대상이 되는 배당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직전 3년 주주환원금액'이 많은 기업들이 더 유리하도록 혜택에도 차등을 뒀습니다.

주주환원 촉진세제와 함께 이번에 조각투자 과세 기준도 새롭게 마련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조각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어떤 세목으로 과세해야 하는지 그 기준이 없어 같은 조각투자 상품이어도 과세 방식이 제각각이었는데요.

앞으론 조각투자 상품으로 벌어들인 수익도 펀드처럼 배당소득세가 매겨집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타소득으로 세금을 내왔던 미술품 조각투자자들의 세부담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종합부동산세는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등 부분적으로나마 개편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요. 개정안에는 빠졌네요.

<기자>

정부는 종부세는 전반적으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해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고심 끝에 막바지 논의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종부세는 지방재정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쉽게 손대기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고요.

또 최근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지 않습니까. 하반기 금리 인하기와 맞물려 종부세를 완화하면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부 내에서는 종부세까지 개정안에 담으면 야당 반대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런 이유로 정부는 종부세 개편의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밸류업 세제개편의 핵심으로 상속세율 인하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 만큼, 이번 세법개정안이 온전히 국회를 통과해야만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텐데요. 사실상 세율 인하는 야당이 '부자감세'로 지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밸류업 기업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세율 인하 모두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소 10조원대 세수 결손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야당은 이번에도 주요 감세 정책에 퇴짜를 놓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세법 개정을 통해 4조4천억원 가량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데요. 상속세 개편이 4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앞서 2022년 윤석열 정부 첫 세제개편 당시 정부가 3%포인트 법인세 인하를 추진했을 때도 여야 합의 과정에서 1%포인트 인하로 후퇴한 적이 있는데요.

상속세 개편 역시 이러한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대 기류가 강한 상속세율 인하는 무산되고 공제 한도 확대만 통과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다만 금투세 폐지의 경우 이재명 전 대표가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당장 폐지가 아닌 '3년 유예' 정도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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