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급락 여파로 2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주들은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오전 9시 21분 기준 SK하이닉스는 1만2,600원, 6.00% 떨어진 1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이다. 영업이익은 5조4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이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이미 수요 고객에 제공했고, 계획대로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 4분기 고객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 초반 낙폭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역시 -2.07% 빠지며 8만선을 위협받고 있고, 반도체 소부장주도 일제히 하락세다. 한미반도체가 -5.58%, 이오테크닉스 -9.02%, 이수페타시스 -7.50%, ISC -4.17% 등 대부분이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밤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6% 넘게 빠지는 등 조정을 겪은 영향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22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기술주에 물음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테슬라는 로보택시 분야에서 의미있는 내용을 공개하지 못 했고, 알파벳은 AI 분야에서 아직 뚜렷한 수익 창출이 없는데도 투자는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빅테크들의 실적 우려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들의 AI 설비투자 경쟁을 호재로 인식했던 시장이 공격적 투자 시사에도 하락한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며 "AI 산업의 주요 과제인 'AI 엔드마켓 수익시점 가시화'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AI 투자사이클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