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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나쁜 테슬라 실적…악재에 가려진 '좋은 것'들은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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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한국인의 주식’이라 부를 수 있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그리고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실적과 전망을 설명하는 컨퍼런스 콜 이후에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졌습니다.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방증이겠지요. 하지만 컨퍼런스 콜을 자세히 들어보면, 악재들 사이에 숨은 호재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나쁜 것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테슬라가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주당 순이익은 0.52달러였습니다. 시장 추정치인 0.62달러보다 16%나 적은 수치입니다. 인력을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의 노력에도 전기차 가격 할인을 통한 출혈 경쟁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머스크의 설명입니다. 낮아진 평균판매가격은 3분기까지는 영향을 미칠 거라고 했습니다. 테슬라 CFO는 ‘지금이 테슬라를 구매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눙을 쳤지만, 시장은 그런 농담에 웃어주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나쁜 점은 테슬라의 청사진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인 로보택시, 무인 자율주행 택시의 출시 시점을 연기했습니다. 8월 8일에서 10월 10일로, 일정을 늦춘 겁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애널리스트 답변을 통해 ‘로보택시의 실제 고객 탑승 시점은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말을 넘기게 되면 개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사실 머스크의 발언은, 특히 일정과 관련된 발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시장엔 많습니다. 이것을 일각에선 ‘머스크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를 상정해 일정을 공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머스크가 이야기하는 청사진이 거짓말은 아니지만, 실제 속도는 더 느릴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로보택시 서비스 도입 연기는 불안감을 자극하는 나쁜 소식입니다.



애널리스트 질문 가운데엔 사이버트럭의 추가 모델 도입 질문도 있었는데, 여기에도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멕시코에 건설을 확정한 공장(기가멕시코)가 첫삽을 뜨지 못한 배경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언급한 전기차 관세를 거론한 것도 살펴볼 부분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3분기까지는 좋지 않고, 시장에 있었던 여러 기대를 낮추는 발언들이 많았지요. 일론 머스크의 개인 기업인 xAi를 테슬라에 편입시키지 않고 스타트업으로 유지할 것이란 발언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다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1분기가 바닥일 수 있겠다는 점을 숫자로 보여준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테슬라는 1분기 총마진률 17.4%로 2019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었는데, 2분기(18.0%)에는 드디어 총마진률 하락 행진을 여섯 분기 만에 멈췄습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동안 테슬라가 애써왔던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과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고 있는 점도 숨은 긍정적 요인이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 10억 달러 수준이었던 ESS 부문의 분기 매출은 이번에 3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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