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본격 가동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최초의 민간투자형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이다.
지난 6월 말 준공을 받은 센터는 시흥시 물관리센터(하수종말처리장) 내 1만7천㎡ 규모로 조성됐다. 시의 정화 시설이 노후화됐고, 유입 인구가 점차 증가하며 그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관리·설비동, 혐기성소화조, 중간저장조, 가스정제설비 등의 시설이 들어서있다.
센터에서는 하수찌꺼기·음식물폐기물·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하루 평균 745t을 처리할 수 있다. 매일 약 3만N㎥의 바이오가스를 추출·정제해 도시가스 1만2,600N㎥를 생산한다. 생활 오수를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셈이다.
감량화 및 통합화를 통해 처리비용을 절감했다. 또 핵심 시설을 지하화 해 악취를 최소화하는 한편, 정제 바이오가스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과정 중에 분리되는 물은 '재이용수'로 지역에 재공급된다. 공원 식재에 활용하는 등 수자원 선순환이 가능하다. 권오덕 현대건설 클린에너지센터 현장소장은 "유기성 폐기물은 특성상 악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시설을 지하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8년 바이오가스화 시장에 진출했다. 인천 청라에 파일럿 시설을 만들고 독자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구미시와 바이오가스화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꾸준히 관련 실적을 쌓고 있다.
바이오가스 사업은 건설사들이 일찍이 발을 들인 분야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경기 이천에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을 상용화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1,800억원 규모의 통합 바이오가스화시설 민자사업을 청주시에 제안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밟는 중이다.
바이오가스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바이오가스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시장 규모는 약 33조2천억원(240억달러)으로 집계됐다. 연 평균 5.4%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51조2천억원(37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 시행됐다. 법령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민간에서도 돼지 사육두수 2만5천두 이상 가축분뇨 배출자, 연간 1천톤 이상의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자 등은 바이오가스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내수 시장에서의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주택 경기 침체로 부침을 겪던 건설사들의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당 분야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가 밸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며 "국내 사업을 교두보 삼아 해외시장에 진출하면 실적과 주가에도 긍정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김정은, CG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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