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15일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에너빌리티가 밥캣을 떼어내고 로보틱스 주식을 받는 것은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문경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떼어주는 밥캣보다 받는 로보틱스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에너빌리티 주주에 유리한 거래"라며 이같이 짚었다.
현재 밥캣의 대주주는 에너빌리티다. 두산그룹은 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분할하고, 신설 투자회사를 로봇틱스와 합병한다. 기존 에너빌리티 주주들에게는 로보틱스가 신규로 발행하는 주식을 대가로 지급한다.
에너빌리티는 지난 12일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8% 넘게 하락하다 낙폭을 점차 줄여 950원(4.35%) 내린 2만9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문 연구원은 "밥캣의 가치가 에너빌리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조5천100억원 혹은 11.3%"라며 "분할로 인해 에너빌리티 기업가치가 11.3% 하락하지만, 주식 수는 24.7% 하락하므로 주가는 약 17.6%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지난 11일 기준 2만900원에 100주를 가진 에너빌리티 주주는 분할 후 약 2만4천600원에 75.3주를 가지게 된다. 주식가치는 11.3% 하락한다.
여기에 로보틱스 3.15주(지난 11일 종가 기준 약 33만원)를 부여받아 총자산 가치는 219만원으로 상승, 결국 약 4.7% 이득을 본다는 게 문 연구원의 분석이다.
문 연구원은 "실제 기업가치에는 시장 가치가 중요하지만, 주식 수를 분할할 때는 장부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보유 주식 수가 24.7% 감소한다고 그 가치가 24.7% 감소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떼어주는 밥캣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5배이지만, 에너빌리티의 PBR은 1.5배 이상의 주식이라고도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지난 11일에는 시장의 오해 탓에 에너빌리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2만890원)까지 하락했지만, 감자 효과와 로보틱스 주식 교부가 이뤄지는 11월 25일에는 자산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술적 이득 외에도 에너빌리티가 중간지주사에서 순수 사업 회사에 가깝게 재편되면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할인 요인이 해소됐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