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5개월째 3.5%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또 다시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환율,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움직임 등 불안 요인이 남았지만 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부 유오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예상한대로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만장일치였죠?
[기자]
맞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6개월 동안 동결로, 역대 최장동결을 기록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만장일치 동결 결정이었고요. 일각에서 예상했던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없었습니다.
다만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암묵적 소수 의견이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늘었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란 표현이 등장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앵커]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고 보던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방향을 전환할 준비'라는 표현을 했던데요.
[기자]
이 총재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5월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차선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고민은 끝냈고, 시점에 대한 고민이 남았다는 걸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준비에 나선 것은 물가 둔화가 가시화 되고 있어섭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4%까지 낮아졌는데, 이 총재는 물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언제 내릴 것이냐가 관심인데, 새벽에 미국에선 파월이 "통화정책을 너무 늦거나 적게 완화하는 것이 경제활동과 고용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잖아요.
[기자]
그런 점에서 미국에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한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내리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한미 금리차가 2.0%에서 더 커지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고, 외국인 자금도 이탈할 수 있잖아요. 한은으로선 이럴 경우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시장에선 10월 또는 11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또 스트레스 DSR 2단계가 9월 달 시행을 앞두고 있잖아요. 시행 이후 시차가 있을테니 이에 따른 가계부채 추이도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걸로 보이고요.
국내 소매 판매 부진과 고용 지표 악화도 고민거리입니다. 내수 부진이 더 심화하기 전에 금리를 내려 이를 부양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금리 인하 시기만큼 인하 폭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시장에서는 연내 25bp인하, 50bp인하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보다 서둘러 내리긴 쉽지 않을거란 분석인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나 가계부채의 불안한 흐름도 변수가 되겠죠?
[기자]
최근 주택 거래가 늘면서 가계부채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이 26조 이상 늘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데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코로나 기간 불었던 집값 폭등과 영끌, 빚투 등이 재연될 우려가 있잖아요.
이 총재는 가계부채, 수도권 집값 언급하면서 "방향 전환을 언제할지,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억누르는 듯한 사인도 보낸걸로 풀이됩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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