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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차선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준비"

기준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 시사
위원 2명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열어둬야"
환율·가계부채·부동산 가격 등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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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또 한번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기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에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서 고민하는 상태였다면,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위험 요인이 많아 아직 불확실하다"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일부가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금통위원 6명 가운데 2명이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들은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견으로, 외환시장 동향과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 총재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낮아진 데 대해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고,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며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물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에 가계 부채, 부동산 가격 등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가 더욱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보다 금융 안정 이슈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전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5월말, 6월, 7월에 걸쳐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주택 가격이 가계 부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유의미하게 있고, 특히 한은은 가계 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라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하거나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을 줘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들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고 이 총재는 판단했다.

그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들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수 많이 하락한 것은 한은이 정책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면서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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