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이 1천500조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1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경제기여액이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경제기여액을 산출할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1천526조2천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1천958조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 내수 부진 등으로 1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여도는 소폭 증가한 셈이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임직원·정부·주주·채권자·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의 합계를 말한다.
100대 기업이 지난해 협력사를 통해 창출한 경제기여액은 1천277조1천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임직원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 임직원 기여액은 지난해 총 182조9천845억원으로 5.9% 증가했다. 법인세와 세금, 공과금 등으로 구성된 정부 기여액은 12.1% 늘어난 15조4천2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에 지불한 이자 비용인 채권자 기여액은 지난해 21조8천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1%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실물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준 금리가 인상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밖에 현금배당과 자기주식소각 등을 비롯한 주주 기여액은 27조4천93억원으로 6.1% 늘었고, 기부금 등 사회 기여액도 1조4천92억원으로 19.4%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업황 호조로 경제기여액이 급증한 반면, 원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47조1천710억원으로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았다.
현대차는 111조3천898억원을 기록,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기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기아(73조8천867억원), LG전자(71조5천801억원), 현대모비스(55조4천26억원), GS칼텍스(46조4천662억원), LG화학(44조608억원), SK에너지(41조4천976억원), 삼성물산(37조5천925억원), 에쓰오일(31조6천854억원) 등이 상위 10개 기업에 랭크됐다.
100대 기업 중 지난해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차(16조2천50억원↑)였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7조4천157억원↑), 현대건설(6조9천619억원↑), 기아(5조1천216억원↑), 현대엔지니어링(4조1천149억원↑) 등 5곳이 지난해 경제기여액 증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6조389억원↑), 한화(5조270억원↑), SK온(4조9천161억원↑), 삼성SDI(2조4천922억원↑), KG케미칼(2조4천896억원↑)도 경제기여액이 많이 늘었다.
반면 지난해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GS칼텍스(8조2천605억원↓)였다. 이어 에쓰오일(5조8천854억원↓), HD현대오일뱅크(5조4천462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4조9천779억원↓), SK에너지(4조7천519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법인세 등 정부 기여액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 업종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328조7천827억원으로 6.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