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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협회에 '쓴소리'..."학습 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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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지금까지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날을 세웠다.

홍 감독은 30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가 열리는 포항스틸야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8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상황을 언급하며 "정해성 위원장이 이렇게 일을 하는 데 뒤에서 누가 얼마나 지원해줬는지 생각해보면, 누구도 해주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울산 사령탑을 맡기 전 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선임한 김판곤 전 전력강화위원장을 지원했다. 홍 감독은 "이 시점에서 그 일을 담당하는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무이사로 일할 때 김판곤 위원장이 계셨고, 김 위원장은 책임과 권한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한국 축구에 맞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을 뽑을 수 있었고 그렇게 선임된 게 벤투 감독"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벤투 감독을 뽑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 김판곤 위원장도 그런 점을 어려워해서 도중에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는 단계까지 갔다"며 "그때 내가 '책임은 당신과 내가 지면 되는 것이니 뽑으라'고 했다. '여론은 경기 결과를 보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 전체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며 "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주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홍 감독은 성과를 내려면 협회 직원들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협회 내부를 보면 위원장 자리는 전문성 있는 분들이 한다. 상벌위원장은 법조인, 의무위원장은 의료인이 하는데, 이분들을 도와줘야 하는 게 협회 행정 직원들"이라며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일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 2월 경질된 이후 유력한 국내파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홍 감독은 "내가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올라갔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의 '경계'가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자신을 '경계'로 삼아 그보다 뛰어난 지도자를 찾으면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단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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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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