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차로 주목받은 러시아산 고급 리무진의 제조사가 한국산 부품을 다량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리무진 제조사 아우루스모터스(이하 아우루스)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오토바이 조립에 필요한 장비·부품을 최소 3천400만 달러(468억3천여만원)어치 수입한 것으로 세관 기록에 나와 있다.
이 가운데 1천550만 달러(213억5천여만원)는 한국 업체들에서 들여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 외에도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에서도 아우루스에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기록됐다.
아우루스의 주요 수입 부품은 자동차 차체를 구성하는 부품과 각종 센서 및 스위치, 용접 장비, 프로그램을 넣어 작동시키는 컨트롤러 등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로도 부품 수입은 이어졌다. 한국산 부품 500만 달러(68억8천여만원)어치를 비롯해 1천600만 달러(220억4천여만원) 상당의 부품·장비를 아우루스는 수입했다.
그러나 이 수입품들은 대러시아 제재를 어긴 것은 아니다. 아우루스는 올해 2월에서야 미국 등의 대러시아 제재 대상기관 명단에 올랐다.
아우르사가 생산하는 아우루스 세나트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고급차로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올해 2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 모델을 선물했고, 이달 평양 방문 때에도 1대를 더 선물해 화제가 됐다.
러시아의 자동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아우루스가 한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해외 업체들에서 다량의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 건 러시아의 자동차 기술 자립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특히 로이터는 "아우루스의 수입 부품들은 김정은이 주적이라고 부르는 한국에서 들여온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겠다는 러시아가 계속 서방 진영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