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에서 지역 파출소장이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말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성 공장 화재 이주민 공동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박천응 목사 등은 이날 낮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 공원에 사망자를 기리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곧 관할 파출소장 A씨가 방문해 분향소 설치에 관해 지자체의 허가를 받았는지를 물었고, 대책위는 "신청은 했지만, 허가는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분향소는 나라를 지키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설치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했고, 이 말을 들은 대책위 관계자들은 "그렇다면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만 추모를 해야 하는 것인가"고 답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박 목사는 "이번 사고 사망자분들이 잘못을 저질러서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공직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사실을 보도핸 기사 댓글에는 "유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주민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귀한 생명 아닌가"라는 등의 의견이 달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관할 파출소장이 분향소 설치 현장에서 지자체 허가 여부를 확인하던 중 신고만 하고 허가받지 않았다는 말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사자(A씨)는 큰 상처를 입었을 이주민 단체 측과 유족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