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한인 가족이 성폭행 위기에 놓였던 10대 소녀를 구해 현지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텍사스 휴스턴 일대 치안을 책임지는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 에드 곤살레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한 그룹의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범죄 피해자를 구하러 돌진했다"며 휴스턴 외곽의 '용인 태권도' 관장 안한주(59) 씨 가족의 용감한 활약상을 소개했다.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안씨 가족은 태권도장 옆에 있는 상점에서 여성의 비명을 듣고 곧장 달려가 17세 여성 점원을 성폭행하려던 남성 알렉스 로빈슨(19)을 제압하고 피해 여성을 구조했다.
곤살레스 보안관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태권도 사범들이 가해 남성을 바닥에 누르고 있었다"며 "조사 결과, 태권도 사범들이 피해 여성을 가해자로부터 떼어냈을 때 이 남성이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이 사범들은 평소 훈련한 기술을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붙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가해자인 로빈슨은 여성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와 그를 제압하려는 안씨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텍사스의 여러 지역 방송사는 물론, 주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도 20일 보도됐다.
안 관장은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994년 미국으로 이주해 휴스턴에 터를 잡고 태권도를 전파해 왔다고 한다.
안 관장은 태권도 8단에 합기도 6단, 부인 안홍연(55) 씨와 딸 현정(22) 씨, 두 아들 형빈(20)·성훈(18) 씨도 각각 태권도 4~5단으로 모두 태권도 고수들이다.
가족이 모두 무술 유단자이긴해도 미국은 범죄자들이 총기를 소지하는 경우가 많아 이 처럼 맨몸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미국인들은 "브라보", "영웅들이 늘 망토를 두르는 것은 아니다", "영웅들…정말 위대한 사람들", "놀라운 가족! 잘했다" 등의 댓글로 찬사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