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에 따르면 2019∼2023년 아파트 화재가 가장 자주 발생한 계절은 여름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아파트 화재는 총 1만4천112건 발생했는데, 여름철(6∼8월) 화재가 4천18건으로 28.5%를 차지해 3천555건(25.2%)인 겨울철(12∼2월)보다 많았다.
요인별로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6천979건(49.5%)으로, 전체 아파트 화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주의 중에서도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화재가 3천188건(45.7%)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계절용 기기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관계자는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실외기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실외기 주변에 가연물을 놔두지 않고, 이물질이 발화 물질로 작용하지 않도록 청소하는 등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1천781명(사망 174명·부상 1천607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 1만2천72명의 14.7%에 달했다.
사망 원인으로는 '연기 흡입'에 의한 사망이 71.2%(124명)를 차지했고, 대피 중 사망한 사람은 42명(24.1%)이었다.
정부는 한정된 공간에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공간적 특성상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자 스프링클러와 완강기, 경량 칸막이 등 여러 소방시설 설치를 순차적으로 의무화했다.
하지만 대부분을 법 개정 후 신축하는 아파트에만 적용하도록 한 탓에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들은 화재 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20년 이상∼30년 미만 아파트는 387만 가구, 30년 이상 아파트는 173만 가구로 대략 560만 가구에 달한다.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 미흡과 비화재경보(화재가 아닌 원인으로 경보가 작동하는 경우)를 막는다는 이유로 경종 등의 작동을 중단하는 것 또한 문제다.
이번 목동 아파트 화재 때도 불길이 시작한 지하 2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열기 및 연기 때문에 소방 당국이 화재 현장까지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