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후회하고, 재가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브렉시트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유독성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최근 분석 기사에서 "오랜 기간 영국 정치의 결정적 쟁점이었던 브렉시트가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는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가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이래 영국을 크게 뒤흔든 주제였다.
지난 2019년 총선 때만 해도 브렉시트는 최대 이슈였다. 당시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은 '브렉시트 완수'(get Brexit done)를 내걸고 보수당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총선 정국에서는 주요 정치인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브렉시트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고 있다.
AFP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영국 사회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후회하고 재가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을 일차적 원인으로 꼽았다.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 48%는 EU 잔류에 표를 던져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2020년 1월 31일 EU와 공식 결별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브렉시트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보는 영국인들이 많다.
지난해 7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2천151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가 실패였다는 응답 비율이 63%에 달했지만,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또 EU 재가입에 찬성하는 비율이 51%였고 반대 여론은 32%에 그쳤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끈 '원죄'가 있는 보수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당은 EU 탈퇴를 지지하는 측에서도 브렉시트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동당도 이 주제를 달가워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브렉시트 투표 당시 EU 잔류파였던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를 언급하기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고 부인할 정도로 관련 언급을 피해 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외신들은 노동당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경제나 보건 문제 대신 굳이 브렉시트를 쟁점화해 '긁어부스럼'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노동당은 존슨 전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망한 거래'를 했다고 비판해왔지만 기본적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되 EU와의 관계를 더 긴밀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