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보름 새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의 집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천759억원으로, 5월 말(703조2천308억원)보다 2조1천451억원 늘었다.
4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로, 이 추세대로라면 증가 폭 역시 4월(+4조4천346억원)·5월(+5조2천2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48조2천706억원)이 1조9천646억원 늘었고, 신용대출(102조9천924억원→103조2천757억원) 역시 13일 만에 2천833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미뤄보면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석 달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주택 매매가 증가하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천934호에서 1월 3만2천111호, 2월 3만3천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천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이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가격 상승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매매가격전망지수(93.3)는 '하락 전망'이 우세했으나, 서울(102.1)은 유일하게 100을 웃돌며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전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되고 있는 점 역시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다.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통상 연초에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인해 증가 폭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택시장 회복 흐름에 따라 주택대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권 간 대출금리 경쟁 심화,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주담대 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다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향후 증가하는 방향성을 보이겠지만,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와 주택시장의 점진적 회복으로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