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한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경쟁자까지 출현하자 업체들이 고강도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5일 임직원의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2020년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으로, 조건은 퇴직 시 6개월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하는 것이다.
이는 인력 효율화로 비용을 감축하고 조직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 속에 인력 재편을 통해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은 출범 이후 매년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지금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5천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2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억원 늘었다.
SK그룹의 11번가는 오는 9월 사옥을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경기도 광명의 유플래닛 타워로 옮긴다. 11번가는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서울스퀘어 임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사옥을 이전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군살 빼기'의 일환이다. 광명역 역세권의 유플래닛 타워는 같은 평형 기준 월 임대료가 서울스퀘어의 3분의 1 수준이다. 사옥을 옮겨 연간 수십억원의 임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액 기준 쿠팡, G마켓에 이어 3위인 11번가는 적자 누적으로 기업공개(IPO)가 미뤄지면서 현재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재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5천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라도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과 G마켓은 지난해 각각 1천30억원,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은 각각 139억원, 85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을 정점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수익 위계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알리·테무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그동안 외형 성장에 치중해온 국내 업체들도 누적된 손실을 더는 방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만큼 올해도 다양한 형태의 비용 감축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