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근처 굿당에서 천도재를 지내던 무속인이 돌연 저수지에 들어가 남녀 2명이 그를 구하려다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오전 10시께부터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한 굿당에서 무속인 A씨와 북을 치는 악사 B씨, 또 다른 무속인 40대 여성 C씨가 천도재를 지내고 있었다.
이 천도재는 무속인 C씨가 의뢰받았지만, C씨는 평소 점만 보고 천도재를 지낸 경험이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A씨에게 요청해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도재에는 이들 외에 참관인 10명도 참석했다.
사건은 오후 5시께 발생했다. C씨가 갑자기 굿을 하지 못하겠다고 굿당을 나서면서 천도재가 중단됐다.
곧바로 C씨를 따라간 A, B씨는 굿당에서 200m가량 떨어진 저수지에서 C씨를 발견했다. C씨는 A, B씨에 다가오지 말라고 하며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수심은 무릎 높이였다고 한다.
A, B씨가 굿을 계속하자고 말하자 C씨는 한발짝 뒤로 물러서다 깊은 곳에서 비틀거리면서 넘어졌다. 이를 본 A, B씨가 C씨를 구하러 저수지로 들어갔다 나오지 못했다. C씨는 혼자 힘으로 물에서 빠져나왔다.
천도재에 참석했던 10여명은 "갑자기 C씨가 어디론가 사라졌을 뿐 굿당 내부에서 이들이 크게 마찰을 빚거나 다툰 사실이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C씨가 갑자기 물에 들어간 이유도 짐작이 가지 않는데 익사 사고 자체에도 의문점이 많아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고가 난 저수지에는 CCTV가 없어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C씨가 유일하다.
C씨는 저수지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갑자기 물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수지는 초입은 맨눈으로 바닥이 확인될 정도로 얕지만, 몇 발짝만 더 들어가면 수심이 깊어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시신을 부검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