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향세를 이어오던 홍콩 증시가 9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8년 이후 최장 상승 랠리를 기록했다.
3일 홍콩의 항셍지수는 장 중 한때 2.2%까지 오르는 등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18분 현재 1.2% 올라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홀딩스와 텐센트 홀딩스 등 기술기업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홍콩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모두 강세 영역에 진입했다.
중국과 글로벌 자금은 저렴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조, 강달러 상황에서 홍콩 달러의 미 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제(달러 페그제)가 가진 매력 등에 힘입어 홍콩 증시에 대거 유입됐다.
그동안 글로벌 펀드들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중국과 홍콩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여왔다.
항셍테크지수는 선행 주가수익률(P/E) 대비 15.9배에 거래되는 데 비해 나스닥 종합지수는 26배에 거래되는 등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수는 중국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0월까지 거의 75%나 급락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이번 주 초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히고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암시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지난 4년간 40% 가까이 급락한 홍콩 증시가 회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일자 메모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의 계속된 하향 추세와 최악의 자금 유출이 "최소한 올해에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 거시 지표 약세, 정책에 대한 실망 등 요인으로 인해 상승 랠리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BofA는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홍콩 증시의 각종 지표가 과매수 영역에 진입해 있는 데다 항셍지수의 미결제약정 기준 풋-콜 비율(PCR)도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최근 급등에 따른 하방 견제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