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톤(t)당 1만달러를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전선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전 9시 24분 기준 LS에코에너지는 전날보다 13.81% 오른 3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5거래일째 강세로, 특히 전날 상한가에 이어 재차 오름세를 이어가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대원전선(5.79%), 가온전선(1.21%)도 모두 3거래일째 강세를 지속하며 역시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지시각 26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장중 1만31.50달러를 기록,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8천달러대를 나타냈던 구리가격은 지난달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비롯한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구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1월 캐나다 광산기업인 퍼스트 퀀텀 미네랄의 코브르 파나마 구리 광산 운영이 중지된면서, 구리값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광산업체 글렌코어와 앵글로 아메리카 등이 광산 일부를 폐쇄하거나 생산량 감축을 제시하고, 지난 3월 중국 구리 제련업체들이 생산 감축에 합의하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황순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구리가격 상승의 시작은 중국 공급 축소 여파였지만 가격 변화가 나타나면서 공급측 요인이 아닌 수요측 요인으로 시장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연말에는 톤당 1만2,000달러까지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씨티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지금보다 420만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 연말 구리 가격이 1톤에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후 전력망 교체뿐 아니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확대되고 인공지능(AI) 등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건설 등 전력 사용량 증대로 세계적으로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가 증가함에 따라 초고압 케이블 등 전선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S에코에너지의 초고압 케이블 수주도 증가하고 있고, 이를 통해 향후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