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3%대를 유지하는 높은 물가와 환율 변동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건데요.
더 커진 물가와 환율 불안에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늦춰지면서 기정사실처럼 언급되던 시장의 '하반기 인하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2.3% 정도까지 갈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6개월 (전망) 시점으로 말씀드리면 금융통화위원 전부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3.5%로 묶은 한국은행.
오늘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을 차단하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역력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아직 금리인하 '깜빡이'를 켤지 말지조차 고민 중"이라며 단호한 선긋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환율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은 극대화된 상황.
물가 안정 목표치(2%)에 이르는 마지막 구간에서 섣불리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점도 '한은 3분기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면 지금도 역대 최대 수준(2.0%포인트)인 미국과의 금리 차는 더 벌어지게 됩니다.
<11일 한국경제TV 주최 '2024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정영식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 소비와 내수 경기 침체로 금리인하 필요성이 크지만 비용 측면에서의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하 후에 한미 금리차나 환율을 고려해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고금리에 시달려 온 취약 차주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기도 부추길 수 있습니다.
금통위도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장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위험 선제 대응 차원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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