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3세의 나이로 미국의 63개 국립공원을 모두 방문해 화제가 된 일명 '조이 할머니'(그랜마 조이)가 이번에는 손자와 세계 일주에 나선다고 미국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94세인 조이 라이언은 손자 브래드 라이언(42)과 함께 2015년부터 여행을 다니며 '조이 할머니의 로드트립'(Grandma Joy's Road Trip)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해 화제가 됐다.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계정을 팔로우하며 할머니의 여행을 응원하고 있다.
조이 할머니는 사실 85살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손주인 브래드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동안 할머니와 연락하지 못하고 지내다 2010년 오랜만에 할머니와 만나 대화하며 그가 평생 산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CNN에 "할머니가 해본 여행이라고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같이 인근 플로리다로 자동차 여행을 몇 번 간 것 말고는 없었다. 할머니가 본 세계는 뉴스나 여행 채널을 통해 본 것이 다였다"고 말했다.
몇 년 후 2015년, 브래드는 학업에 지쳐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걸쳐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에 가기로 여행 계획을 세웠고 할머니와 함께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자의 제안에 조이 할머니는 망설임 없이 응했고, 그렇게 그해 9월 두 사람의 첫 여행이 시작됐다.
등산부터 캠핑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조이 할머니는 그 모든 순간을 즐겼고, 손자인 브래드도 느리지만 여행을 즐기는 할머니와의 여정이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을 가져다줬다고 했다.
이에 두 사람은 함께 나머지 62개 국립공원도 모두 여행하자는 계획을 세웠고 결국 8년 만인 지난해에 이를 해냈다.
조이 할머니는 "긴 여정이었으나 나는 모든 것을 즐겼다. 여행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정말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비를 아끼려 컵라면을 먹으며 여행했지만 점차 여행기가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후원을 받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새로운 목표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극,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7개 대륙을 모두 방문하는 것이다.
2022년 91세에 처음 여권을 발급받은 조이 할머니는 지난해 캐나다와 아프리카 케냐를 여행했고, 올해는 남미 에콰도르와 칠레에 갔다.
두 사람은 올해 말에 호주로 떠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는 남극에 방문하는 것이 목표라고 라이언은 말했다.
조이 할머니는 CNN과 화상 인터뷰에서 "내겐 남은 시간이 많이 없으니, 일단 뛰어들어야 한다"며 "속도를 줄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