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 6천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 5,700억 원)보다도 많다.
매출은 71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 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70조 4,646억 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더불어 '재고평가 손실 충당금 환입효과'를 깜짝 실적의 주된 이유로 꼽는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때는 회사의 남아있는 반도체 재고의 평가 손실액을 충당금을 쌓아놓는다. 하지만 가격이 상승하면 비용으로 쌓아놨던 해당 충당금을 다시 이익으로 바꾸게 되는데 이를 '재고평가 손실 충당금 환입효과'라고 부른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기본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거란 예상이 있었지만 증권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충당금 환입이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 11분 기준 1.41% 하락하며 8만 4,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전날 미국 시장의 부진과 엔비디아 주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깜짝 실적이 나왔을 때 주가 역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주가가 오르고 있던 상황이라 어느 정도 선반영된 부분도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늘 삼성전자의 실적은 좋은 숫자를 내긴 했지만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우수한 펀더멘탈 요인에 더불어 재고 평가 환입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서 서프라이즈 실적을 낸 것"이라며 "주가가 무조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우상향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의 추가 상승 부스터는 '환입 그리고 감산'이었지만 향후 추가될 부스터는 'AI'다"며 "AI 부스터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실적이나 주가 상승 면에서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나 실적은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추세"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연내에 코스피 2,900 돌파도 노려볼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