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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관들 집단 괴질, 러 특수부대 연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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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재 미국 외교관과 정보요원과 가족들 사이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아바나 증후군'에 러시아 암살부대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처음 발견된 원인 미상의 질병으로, 현기증과 두통, 피로, 메스꺼움, 인지 장애 등 증상을 동반한다. 아바나에서 첫 보고 이후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70여개국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 및 정보요원과 그 가족에게서 유사한 사례가 수백건 보고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CBS 방송의 스콧 펠리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60분'에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산하 특수부대인 29155부대가 이 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펠리는 지난 5년간 라트비아 리가에 본부를 둔 러시아어 독립 온라인 매체 디 인사이더, 독일 시사 주간지인 슈피겔과 함께 아바나 증후군을 취재했다면서 디 인사이더의 취재 내용을 소개했다.

디 인사이더는 아바나 증후군이 처음 나타난 2016년보다 2년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미국 정부 관리를 겨냥한 공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당시 이 관리가 강력한 에너지 빔과 유사한 무언가의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은 뒤 외상성 뇌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29155부대 요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요원은 스위스 제네바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아바나 증후군 조사를 이끌었던 그렉 에드그린 예비역 육군 중령도 개인적으로는 아바나 증후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의한 공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드그린은 DIA 내 상위 5~10% 공작원들이 아바나 증후군을 겪었다면서 이들은 러시아 관련 업무를 하는 등 러시아와의 일관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등에 소속된 아바나 증후군 환자 20여명을 대리하는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정부가 관련 정보를 은폐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해 3월 미국 진보성향 뉴스사이트 살롱(Salon)의 요청으로 최근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을 인용해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 전자기 공격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이나 에너지 무기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도 이날 악시오스의 논평 요구에 대부분 정보기관이 아바나 증후군에 적대국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다는 내용을 담은 지난 2월의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로 답변을 대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수년간 아바나 증후군이라는 주제가 언론에서 언급됐고 대부분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과 관련 있었지만 단 한번도 이런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표한 사람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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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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