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면서 2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t(톤)당 9천달러를 돌파했다.
5월 인도분 코코아의 가격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t당 710달러(7.97%) 오른 9천649달러를 기록하면서 나흘 연속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코코아 가격은 이번 달에만 60% 정도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두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코코아 가격이 산업용 금속인 구리 가격을 넘어서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이날 산업용 구리 5월물은 파운드당 3.99달러로 t당 8천800달러 정도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코코아 75%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이 악천후와 병해로 시름한 영향이다. 여기서 수확량이 감소한 데다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초콜릿 업계는 곤경에 처해있다.
이날은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 가나가 작황이 악화됨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최근 코코아 수확량이 줄면서 현지 코코아 농가에 원두 수급 대가로 지급하기 위한 자금 대출에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코코아 원두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익명의 소식통은 업계 규제기관인 가나코코아위원회(GCB)가 지난해 말 8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8억 달러(약 1조 원)의 관련 대출을 확보했으나 이 중 2억 달러 대출 담보를 위한 충분한 원두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2023∼2024년 가나의 코코아 수확량은 애초 예상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전망돼 가나의 자금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결국 올해 초콜릿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에 선물하는 달걀 모양 초콜릿(Easter eggs) 가격은 이미 상승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고육책으로 초콜릿 부피를 줄이거나 코코아를 다른 재료로 대체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 산림을 파괴하는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 유럽 내 최고급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공급량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