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대 주주가 된 슈퍼 개미와 현 경영진이 맞붙었던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도 회사 측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였던 소액 주주들이 최대 주주인 이병철 회장 측에 서면서 슈퍼 개미가 제시한 안건들이 모두 부결됐습니다.
김대연 기자입니다.
<기자>
대주주와 슈퍼 개미의 격돌 당일, 회사의 운명을 손에 쥔 주주들로 주주총회장이 북적입니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슈퍼 개미로 통하는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주총 막판까지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는데, 모두 이날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습니다.
이 회장 측 지분은 약 25%로, 2대 주주(14.34%)와의 격차가 11%포인트에 불과하지만, SK·케이프투자증권, 중원미디어가 백기사로 참여하면서 승부는 예상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절반에 가까운 소액 주주의 표심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최하위 성적표를 냈다며,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배당을 받지 않는 현금 배당 등 총 12건의 안건을 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됐습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소액 주주들이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김 대표 측 안건에 찬성한 비율도 26~29%대에 그쳤습니다.
2대 주주의 공격은 수월하게 방어했지만, 경영진이 실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일침을 가하는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는 귀담아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모 씨 / 소액 주주(57세): 지금 경영 자체가 이렇게 엉망으로 돼 있는 것 같은데 작년에도 손실이 나고…회사를 정상화시키고 최대 주주 개인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전체 주주를 위한 경영을 해주시면 좋겠다…]
실제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4분기 영업손실 255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이에 대해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는 "부동산 관련 수익의 저하로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악화돼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다"며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총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밸류업' 분위기가 확산하고 증권주 랠리가 돋보이는 상황에서 앞으로 회사 측이 어떠한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채상균, 김재원, 영상편집: 김정은, CG: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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