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의 50%를 3년간 소각할 예정이지만, 행동주의 펀드 측은 시장과 주주의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나머지 50%의 자사주를 남겨두는 결정을 한 것은 우호적인 제3자에 대한 처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나머지 자사주가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주주들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7일 밝혔다.
앞서 금호석유는 지난 6일 보유 자사주의 절반을 향후 3년간 나눠서 소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한 오는 22일 개최될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이사회는 상법 규정에 따라 자사주의 처분 및 소각에 대한 주요사항을 결의한다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다만 차파트너스 측은 금호석유가 2000년 이전 경영권 보호 및 주가안정 목적 등으로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했고, 그 후 20년간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주 제안을 통해 20년 이상 장기간 보유했던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지만, 실질은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사주 소각을 통해 유동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님을 고려할 때 9%가 넘는 나머지 자사주에 대한 회사의 계획은 어디까지나 제3자에 대한 처분으로 보인다"며 "보유 중인 미소각 자사주를 총수일가의 우호주주에게 처분할 경우, 주주의 주당 순이익, 주당 배당수익도 대폭 감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나머지 50% 자사주의 처분이 아닌 소각이 필요하다"며 "금호석유의 추가적인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지난 2월 금호석유가 2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이사회 결의 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금호석유는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차파트너스에 따르면 이 같은 미처분 자사주 보유 규모는 시총 3조원 이상 기업 중 3위이며, 배당가능이익범위 내에서 취득한 규모로는 전체 상장사 중 1위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호석유의 주가는 장중 15만8,000원까지 상승한 뒤 오름세가 둔화되며 종가는 전날보다 0.83% 오른 14만5,6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