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10년간 개발을 시도해온 전기차 개발을 전격 포기했다. 현지시간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와 케빈 린치 명의로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전기차 프로젝트가 마무리 수순임을 알렸다.
스페셜그룹 프로젝트(SPG)로 알려진 전기차 개발팀은 약 2천 명의 직원을 타부서로 배치하거나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해당팀을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머신러닝·인공지능 전략 부분으로 이동시켜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약보합권에서 거래되던 애플 주가는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1%넘게 반등 한뒤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0.81% 오른 주당 182.63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은 2014년 코드명 타이탄, T172 등으로 알려진 전기차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팀쿡 최고경영자는 2017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에 대해 "모든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어머니이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핵심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샌프란시스코 전역에 60대 이상의 차량을 운행하며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투자해왔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1년 더그 필드(현 포드 전기차, 디지털&디자인 최고책임) 전 테슬라 모델3를 개발한 핵심 임원이 포드로 자리를 옮겨 프로젝트의 동력이 약해졌고, 엔지니어 등의 구조조정도 지속해 이어졌다.
애플은 지난달 자율주행차 출시를 2028년으로 2년 더 미루고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레벨2+ 수준으로 전략을 수정했으나, 중국의 전기차 공세와 테슬라 등 기존 전기차 업체들의 마진 압박 등이 현실화되면서 사업을 완전 포기하는 수순에 있다. 애플은 2021년 더그 필드의 빈자리를 애플워치 운영체제를 개발한 케빈 린치에 해당 역할을 부여해왔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2018년부터 자사 최초의 인공지능 부서를 설립해 사진 인식, 충돌감지, 음성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머신러닝·AI 전략으로 이름 붙여진 사업부는 구글 머신러닝 개발을 이끈 존 지아난드레아가 맡아 지금까지 시리와 iOS 등에 대한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투자한 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들의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말을 아꼈던 애플이 행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팀 쿡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 1일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흥미로운 성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의 iOS를 업그레이드하는 2024년말 생성형 AI 도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궈밍치 대만 애널리스트는 시리 강화가 핵심으로 신호 대비 잡음을 개선한 마이크 등이 다음 아이폰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기술주에 대한 낙관론을 펴온 댄 아이브스는 오는 6월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는 등 애플에 대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