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새벽 쿠팡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산업2부 지수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쿠팡이 이번에 연간 흑자를 낼지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성공했군요.
<기자>
네 오늘 아침 발표한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 영업이익은 6174억원입니다.
전년보다 매출은 20%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면서 창사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쿠팡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에서 2022년 10447억원으로 92% 감소한 뒤, 지난해엔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사업부문별로는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커머스 뿐 아니라 쿠팡이츠나 대만, 쿠팡 플레이 같은 성장사업까지 고른 성장을 하면서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고객수도 늘었는데요.
지난해 쿠팡에서 분기에 한번이라도 제품을 산 고객은 2100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6% 늘었고요. 고객 1인당 매출은 41만16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 상승했습니다.
월 4900원을 내는 와우맴버십 회원은 지난해말 1400만명으로 전년도에 1100만명에 비해 27% 성장했습니다.
<앵커>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적자에도 계획된 적자라고 호언장담했는데, 숫자로 이를 입증한 것 같습니다.
흑자 비결은 아무래도 로켓배송에서 찾을 수 있겠죠?
<기자>
네. 쿠팡은 로켓 배송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물류센터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왔습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조성하면서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오는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전국의 70%까지 늘렸습니다.
물류센터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는 거고요.
와우멤버십을 도입해 충성고객이 급증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요.
또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반사익을 누린 것도 한 흑자전환의 비결로 평가됩니다.
<앵커>
이렇게 쿠팡의 실적이 좋아지면 반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유통시장의 판도변화가 심화되는 양상으로 볼 수 있겠죠?
<기자>
'이마롯쿠'라는 말 들어보셨죠.
유통업계 순위가 이마트, 롯데쇼핑, 쿠팡이라는 건데 지난해 실적으로 보면 이제 '쿠이마롯'으로 판도가 재편됐습니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매출면에서 쿠팡을 앞섰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1분기 부터 쿠팡이 이마트 매출을 넘어섰고요.
지난해 3분기에는 처음으로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서면서 이마트와의 격차를 벌렸습니다.
지난해 이마트가 역대 최고 매출(29조4722억원)을 찍었지만 내실은 부실한데요.
이마트는 자회사인 신세계 건설 부진으로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고요. 그렇다고 본업을 잘 한 것도 아닙니다.
오프라인 마트 별도 영업익만 보더라도 전년비 27.4% 감소한 1880억원을 기록했고, 온라인 채널인 SSG닷컴(-1030억원)이나 G마켓(-321억원)은 여전히 적자 상태입니다.
그나마 선방한 롯데쇼핑이 영업익 5천억원을 기록했는데 쿠팡보다 1천억원 밑도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 위주 경영을 한 것이라서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습니다.
쿠팡에 밀린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본업'에 집중하겠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 경쟁을 강화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앵커>
실적과 달리 부진한 쿠팡 주가 얘기도 해보죠.
얼마전 미국에서는 쿠팡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주주들이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들리던데 주가는 여전히 바닥부근에서 머물고 있죠.
<기자>
쿠팡이 상장한지 만 3년이 다 돼갑니다. 지난 2021년 3월11일 상장 당시 공모가는 35달러였는데요. 상장 당일 장중 6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모가의 반토막도 안되는 16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것'이 쿠팡의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대내외 환경도 녹록치 않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 증가율은 2021년 20%, 22년 10.3%였다가 지난해엔 8.3%로 떨어졌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은 둔화되는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거든요.
우선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고요. 네이버와 쓱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쿠팡이츠, 해외 등 쿠팡 신사업의 수익성이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요인입니다. 투자자들은 쿠팡에게 더 뚜렷한 캐시카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한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쿠팡은 이에대해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요?
<기자>
쿠팡은 여전히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이 5%에 불과한 만큼 국내시장 성장성이 아직은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
또 현재 매출 1조원대에 불과한 성장사업, 즉 대만, 쿠팡이츠, 쿠팡 플레이 같은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입니다.
김범석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10월 대만 로켓 론칭 후 지난해 하반기 고객 매출이 2배 증가하는 등 한국에서의 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치"라면서 "대만에서 더 빠른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고요.
쿠팡이츠도 와우회원 할인으로 주문량이 2배 늘어난데다 신규 입점업체 프로모션이 점차 만료되면서 쿠팡이츠가 미래 현금 창출 창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쿠팡 플레이의 경우 세계적인 구단의 축구경기나 야구 메이저리그 경기를 독점 생중계했는데 김 창업자는 "지난 쿠팡플레이가 지난 2년간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며 "와우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쿠팡 플레이의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서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해 쿠팡은 세계1위 명품 플렛폼 '파페치'를 인수했는데요.
김 창업자는 파페치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연간 40억달러의 거래가 발생하는 플랫폼을 5억달러에 유치한 것은 아주 드믄 기회"라며 "몇년 후 쿠팡이 평품 패션에 대한 고객의 경험과인식을 바꿀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산업2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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