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증시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나오면서 대표적 저평가주인 건설주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가 파산해도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남는 상황이지만 정작 주주환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극명한데요.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건설사들의 PBR, 이른바 주가순자산비율은 평균 0.4배.
PBR이 1배를 한참 밑도는데, 기업의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망해도 보유 자산을 팔면 주주들이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는 된다는 겁니다.
부동산 침체로 주가는 역대급 저평가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어째선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업황 자체가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마저 인색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일본 주식시장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합니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대형 건설사들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번 돈의 절반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제네콘'이라 불리는 오바야시구미, 시미즈건설, 타이세이건설의 최근 3년 간 현금배당성향은 30~50%에 달합니다.
EPC 기업, 우리로 치면 삼성엔지니어링에 비유되는 JGC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배당성향이 10%대로 줄어든 대신 자사주 매입을 최대로 늘렸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배당성향은 15~30% 사이로 일본보다 낮았고,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은 DL이앤씨 빼고 전무했습니다.
똑같이 실적이 저조해도 일본 건설사들의 PBR이 1배에 육박하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들도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린다면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정점에 달한 원가 부담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는 주주들에게 쌓아둔 돈을 돌려줄 때라는 겁니다.
부동산 PF 위기로 부실 공포에 휩싸인 국내 건설사 특성상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윤홍 /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진행하는 사업장들이 제대로 착공되는지, 분양률은 어느 정도인지, 공사비는 회수되고 있는지, 주거인지 비주거인지, 비수도권 사업장이 많은지, 이런 것들에 따라 위험도가 천차만별이거든요.]
건설사들이 역대급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내 증시 재평가에 기여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영상편집: 김정은, CG: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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