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권영훈 뉴스에디터와 살펴보겠습니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내놓은 이유가 뭐고, 어떤 게 담겼나요?
<답변>
우리 기업들의 주가 수준이 주요국 대비 낮은 상황인데요.
10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1.04배로 주가가 순자산의 장부가치 수준인 겁니다.
주가이익비율인 PER를 주요국과 비교해도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정부는 기업이 효과적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못한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 ROE, 즉 자기자본이익률은 8.0%로 신흥국과 선진국 평균에 못 미치고, 배당성향은 선진국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먼저, 오는 7월부터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연 1회 자율 공시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 매년 우수기업에게 표창하고,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또, 9월에 기업가치 우수기업 관련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나오고, 12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됩니다.
나아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감안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는 6월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번 방안을 두고 여러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란 옛 속담과 유사합니다.
지난 1월 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내용을 내놓자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저PBR 관련주들이 많이 올랐는데요.
정작 오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자 자동차와 금융업종 저PBR주들이 차익매물 출회로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먼저, '의무'가 아닌 '권고'로 강제성이 없는 만큼 기업들이 이번 프로그램에 얼마나 자율적으로 참여할 지가 관건입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오너일가 경영이 많다는 점이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때문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며 "지배구조 개선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방안에서 세제 혜택 내용이 빠져 '앙꼬 없는 찐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상속세율 우대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시 법인세 감면 등을 시장에서 기대했지만 이번 방안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한국 증시로 유인해야 하는데 공매도 금지 등 글로벌스탠다드와 역행하는 부분도 바로 잡아야 할 겁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위원회는 이날 "기업 지배구조 개혁 방안과 배당 세제지원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종합해 보면 준비가 덜 됐는데 서둘러 발표한 느낌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정부는 5월에 2차 세미나를 열어 6월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는데요.
때문에 4월 총선을 앞두고 1400만 개인투자자를 달래기 위해 서둘러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공매도 금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코스피 지수가 33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무쪼록 투자자들은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긴 안목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들은 "저PBR 관련주들이 한동안 증시 테마를 이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 조정이 있으면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영훈 뉴스에디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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