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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준금리, 중국식 깜짝 인하 기대 왜 안될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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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발표합니다. 시장 참여자들과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이견 없이 9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합니다. 물가 불안 아직 남아있고, 미국보다 우리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우리가 금리 먼저 낮추기는 어렵다는 거시 환경도 동결에 힘을 싣는 요소입니다. 금리 역전차가 더 심해지면 자금 이탈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이대로 유지될 확률이 현재로서는 높습니다. 새벽에 나온 미국 1월 FOMC 회의록을 보아도, 큰 틀에서 인플레 하락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기존 시각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채권시장 종합지표 BMSI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의 100%가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발표할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라는 무대에서 지켜볼 부분은 기준금리라는 '주연'보다는 다른 조연들입니다. 우리 경제에 대한 한은의 전망 수정치,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과 관련한 힌트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메시지가 씬 스틸러가 될지 주목됩니다.

한은이 당초 2.2%로 보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바뀔지, 그리고 지난달 '앞으로 6개월 동안 금리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했던 이창용 총재가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 지에 따라 시장 심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금리 인하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전문가들의 중론은 7월, 혹은 그 이후입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골드만 삭스와 같은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올해 한국이 2분기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조기 인하 시나리오의 힘이 굉장히 약해졌습니다. 당시 전제가 미국 기준금리 2월 인하였거든요.

금리 인하는 보통 자산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집니다. 시장에 돈이 더 많이 풀린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금리 인하 언제 되나 기다리시는 분도 많을 겁니다. 다만 우리는 옆나라 중국처럼 기준금리(사실상의 기준금리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습니다만)를 인하할 동인이 현재로서는 낮습니다. 중국의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25bp 인하가 이번 주 가장 놀라운 소식이기는 합니다만 맥락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좌우합니다. 그러니까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금리지요. 앞서 헝다 사태나 에버그란데 사태 등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파산하면서 중국은 부동산 경기까지 같이 꺼졌습니다. 물가 못 잡더라도 경제부터 살려보자는 특단의 대책을 중국은 가동한 겁니다.

물론 우리도 부동산 관련 뇌관은 있습니다. 태영건설 사태로 알려진 부동산 PF 불안은 아직 완전히 꺼진 불이 아닙니다. 경제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훨씬 우세하지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리 금리 인하가 상반기엔 없고 당분간은 잠잠한 상태로 이어지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이야기가 오히려 나오는데요. 현재 상황에서 물가만을 본다면 한국의 기준금리가 상반기 안에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한 가운데 금리 인하를 자극할 변수는 부동산과 같은 돌발 악재들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수들 때문에 금리 인하론이 커진다면 시장에도 기분 좋은 일이 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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