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모두 두 자릿수다. 1년 전보다 각각 12%와 38.5% 성장했다. 지난 2021년 김연수 대표 체제 이후 신사업에 대거 진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편한 결과다.
▲ 클라우드로의 오피스 확장 성공…공공분야 수익효과 톡톡
한컴은 지난 2022년부터 클라우드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출시해 기존 한컴오피스와 동일한 라인업을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전 제품군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회사는 글로벌 시장 내에서 MS와 한컴이 유일하다.
이런 사업 전환은 정부의 클라우드 산업 확장 의지와 맞물리며 강력한 성과로 이어졌다. 정부는 2026년까지 공공 시스템의 50% 이상, 신규 시스템의 70% 이상에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적용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설계방식까지 클라우드 기술과 방법을 포괄하는 체제를 말한다. 특히 이같은 공공 클라우드 매출은 비용 부담이 낮아 매출 대비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컴은 B2G와 B2B고객의 디지털 전환이 늘어나면서 설치형 제품인 한컴오피스는 물론,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 '한컴독스'와 '웹기안기' 등 SaaS와 웹 기반 제품 수요가 커졌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 관련 매출에서 클라우드 제품군의 비중은 10%를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교육부의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등이 실증단계를 거쳐 추진됨에 따라 공공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 성장성이 기대된다.
▲ AI 신사업 상반기 정식 출시…"B2B·B2C로 확장"
특히 올해부터는 AI사업이 본격화 된다. 한컴은 상반기 내 '한컴독스 AI'의 정식버전을 출시하고 '한컴 도큐먼트 QA'와 '한컴 어시스턴트' 베타 버전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군은 B2G 시장을 넘어 B2B와 B2C까지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컴독스 AI는 AI가 문서의 초안을 작성해주거나 이미지 생성, 번역, 맞춤법 검사, 요약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구독형 문서편집 서비스다. 한컴 도큐먼트QA는 문서기반 질의응답 시스템이며, 한컴 어시스턴트는 자연어 기반으로 문서 작성을 지원하는 AI비서다. 현재 한컴은 자사와 함께할 AI 얼라이언스를 모집하고 있으며, 기술력 있는 기업에 지속 투자해 AI분야 사업모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계열사 정리하고 사업구조 정비…수익성 개선
한컴의 실적 개선에는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변동성과 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한 몫했다. 한컴은 지난 2022년 7월 MDS테크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는가 하면, 또다른 종속사 한컴라이프케어는 개인용 소방안전 장비에서 국방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원가구조를 정비해 수익성을 높였다. 한컴라이프케어의 경우 기존 수주한 국방 사업으로 계획된 납품에 따른 매출이 중장기에 걸쳐 확보돼 있고, 추가 사업 수주도 예상된다.
▲ 3개년 배당 첫 시행…주주환원 의지 강조
한컴은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3개년 배당정책을 처음으로 시행하며 1주당 4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오는 3월 주총 최종 승인을 거쳐 지급된다. 김연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한컴의 주주환원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한컴은 총 발행주식수의 5.6%에 해당하는 약 143만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또 지난 2022년에도 100억원의 자기주식을 취득하며 주주친화 정책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올해 적극적인 현금배당 정책에 이어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성장과 신사업, 수익성, 주주환원까지 모든 분야에서의 체질개선이 본격화하면서 한컴의 주가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이미 뛰어넘었다. 올들어 유진투자증권은 한글과컴퓨터에 대한 목표주가를 2만9천원으로, 키움증권은 3만4천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