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Arm의 주가는 전장보다 29.30% 급등한 148.97달러로 장을 마쳤다.
Arm 주가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 분기 실적 발표를 한 이후 3거래일 만에 93.4%나 뛰었다.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직후 주가가 한때 5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시가총액은 1천530억 달러(약 203조 원)로 불어나면서 보잉이나 AT&T를 제쳤다.
Arm은 지난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최근 분기(2024.1∼3) 매출을 8억5천만∼9억 달러(약 1조2천억 원)로 예상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7억7천800만 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게다가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AI가 가장 큰 기회라고 믿으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Arm의 옵션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거래일간 일일 거래량이 49만 계약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지난주 실적 발표전 한 달간 평균 일일 거래량의 10배가 넘는 것이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그룹의 파생상품 전략 공동책임자 크리스 머피는 로이터통신에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투자자들이 '제2의 엔비디아'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처럼 주가 오름세에 베팅하는 콜옵션 강세가 주가 상승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AI가 주도하는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의 가장 큰 수혜를 받으면서 AI 가속기 칩의 매출과 이익이 급증, 주가도 지난해 3배 이상 상승했다. 올해에도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46%나 추가 상승해 이날 한때 알파벳과 아마존 시총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Arm도 AI와 관련한 낙관적인 성장 전망에 힘입어 엔비디아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음 달 IPO에 따른 180일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시장의 지적이 나왔다.
보호예수란 신규상장이나 인수·합병 혹은 유상증자 시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만든 제도다.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가 여전히 Arm 발행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Arm의 가치는 최근 급등으로 610억 달러가 불어난 1천310억 달러(약 174조 원)에 달하고 있다.
또 지난 3거래일 동안 2거래일에서 일일 거래량이 1억주를 넘어섰는데 이는 평균 일일 거래량의 10배가 넘는 것이다. 그만큼 손바뀜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과열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