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들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으로 부담이 커진 데다 고금리로 소비 여력도 약화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해석된다.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이로써 음식료품 소비는 2022년(-2.5%)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0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022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에도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소폭 늘었다.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 감소율은 전체 소매판매(-1.4%)의 1.9배였다. 음식료품 소비가 그만큼 더 줄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든 것은 높은 먹거리 물가 영향으로 보인다.
음식료품 소매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한 2022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 오름폭은 지난해 6.0%로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2021년 2.1%에서 2022년 7.8%로 높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8.3%)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지난해에도 6.8%로 높은 편이었다.
지난달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3%와 3.2%로 둔화했지만, 아직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의 1.5배와 1.1배에 이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8.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8배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과일 물가 상승률은 28.1%로 10배가 넘어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고금리 부담도 음식료품 소비를 줄인 요인이다. 이자 등 금융 부담이 커져 그만큼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4.96%로 2012년(5.22%)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2020년 2.75%에서 2021년 3.10%로 소폭 높아졌다가 2022년 4.60%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 5%에 근접했다.
음식료품 등의 소비 감소로 소상공인·자영업자 경기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 경기지수(BSI)는 48.1로 전달보다 10.9포인트 하락해 2022년 2월(37.5) 이후 23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이는 지난달 18∼22일 소상공인 2천4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소상공인은 체감경기 악화 사유(복수 응답)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6.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소비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 관광객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있다"며 "내수에만 집중하다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소상공인 수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