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명품백 논란만큼은 민심에 더 가까운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명품백 논란을 털고 가야 한다는 주장은 한 위원장이 영입했거나 총선을 앞두고 입당한 인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최근 "적어도 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대통령실이) 사실관계를 말씀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고, 총선 영입 인재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김 여사가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람들이 기획한 '함정 몰카'라고 전제하면서도 "국민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 김경율 비대위원 등의 김 여사 사과 요구에 대해선 "국민의힘은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는 정당이고, 여러 의견을 허용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한 위원장이 총선을 위해 '명품백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당 지지율은 30% 중반대로 답보 상태다.
명품백 논란을 둘러싸고 당내에선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이뤄졌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일각에서의 갈등설에 대해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오랜 신뢰 관계가 있는 사이"라며 부인했다. 한 위원장도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갈등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이 명품백 문제를 지적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식화하자 해당 지역의 당시 당협위원장이 반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대통령실 전략공천과 관련해 특혜 시비를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 의중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이다.
한 당직자는 "명품백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발언이 대통령실과 교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김 여사 결자해지론'이 나오는 가운데 주류는 명품백 논란이 의도적인 '정치 공작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이라 그 사이에서 한 위원장이 입지가 난처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갈등설'을 제기한 한 언론 보도를 친윤(친윤석열) 직계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이 당 소속 의원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링크를 걸어 공유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 당선인 시절 수행팀장을 지내는 등 윤 대통령과 가까워 당 내부는 기사에서 주장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놓고 크게 술렁였다.
해당 보도는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실망하며 신뢰와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민수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고, 다른 당직자도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내용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