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구해온 구조견 아롱이(9)가 19일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119안전센터에서 은퇴식을 하고 평온한 여생으로의 출발을 알렸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수컷인 아롱이는 3년간의 훈련견 과정을 거쳐 2017년 12월 경기도북부특수대응단 소속의 인명구조견이 됐다. 현장에 총 312회 출동해 생존자 4명과 사망자 5명을 찾아내며 활약을 펼쳤다.
아롱이는 2022년 1월 양주시 채석장 붕괴 사고 당시 토사에 묻힌 인부 2명을 찾아내기도 했고, 2019년 포천시에서 사흘간 실종됐던 70대 치매 노인을 야산 낙엽 더미 속에서 찾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아롱이와 6년 2개월 동안 동고동락해온 장택용 핸들러는 아롱이가 강인한 체력과 탁월한 후각 능력, 특유의 듬직함을 갖춘 구조견이라고 치켜세웠다.
특수대응단은 아롱이가 사람으로 치면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노령인 점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
아롱이의 은퇴식에서 문태웅 경기도북부특수대응단장은 아롱이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구조견 패치'를 뗐다. 구조대원들은 박수로 은퇴를 축하했다.
아롱이는 강원도 고성군에 거주하는 일반인 가족에 무상으로 분양됐다. 장 핸들러 옆에서 앉아 있던 아롱이는 일반인 분양자에게 인도되자마자 경계를 풀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소방대원들과 특수대응단 핸들러들이 이제 아롱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롱이는 20여명의 소방대원과 동료 구조견인 전진·태공이의 배웅 속에 장 핸들러 및 새로운 가족과 레드 카펫을 걸으며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장 핸들러는 "아롱이를 처음 만났던 날과, 행복한 가정으로 가는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이 좋다"며 "아롱이를 보고 싶으면 언제든 놀러 갈 예정이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아롱이를 분양받은 송용암 씨는 "아롱이를 분양받으려고 3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며 "아롱이의 남은 견생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