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중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확보,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소총용 망원조준경, M16 소총용 탄창, 군용 라디오 등 중국산 군사 장비를 대량 비축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장비에는 QBZ 돌격소총, QLZ-87 자동유탄발사기를 비롯해 하마스가 복잡한 가자지구 지하 터널 망 안에서 통신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통신 장비 등도 포함됐다.
한 이스라엘 정보당국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이것들은 하마스가 전에는 갖지 못했던 최고 등급의 무기·통신 기술"이라면서 "문제는 이것이 중국에서 직접 하마스로 넘어왔는지 여부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들 장비를 입수한 경로와 이 과정에 중국 정부가 직접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번 전쟁 이전까지 사이가 좋았다가 전쟁 이후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중국 관계가 이번 발견으로 한층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바스대의 군사 전문가인 패트릭 베리 박사는 "물론 문제는 중국이 이들 무기가 하마스로 가는 것을 알았는지, 또는 이란 같은 제삼자를 통해 무기가 (하마스 손에) 들어왔는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과거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훈련하고 무기를 제공했으며, 하마스의 이번 중국산 무기 확보 과정에서도 최소한 어떤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1992년 수교한 이후 경제 협력을 크게 강화해왔지만, 중국은 그간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지정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1주일 후의 시점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자기방어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고 비판하는 등 중국은 이스라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또 전쟁 발발 이후 중국 관영언론들은 하마스의 선전 내용을 뚜렷이 지지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소식통은 "중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를 극적으로 바꿔 이제 반유대주의 입장을 향해 완전히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