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위문 전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낸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보낸 5일자 위문 전문은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이 글에서 그는 기시다 총리를 '각하'로 호칭하며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피해 지역 인민들이 하루 빨리 지진 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안정된 생활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에도 다른 국가의 재난 상황에 위로문을 보내긴 했지만 시리아, 쿠바 등 이른바 '반미 전선' 국가에 한했다. 김정은은 앞서 5일에도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한 이란에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앞으로 위문 전문을 보냈다.
북한은 그간 일본 재난에 대해 다른 고위 간부의 명의로 위로 전문을 보내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발송하는데 그쳤고,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는 당시 강성산 총리가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위문 전문 발송은 국가 지도자로서 인도주의적 면모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일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최근 강화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에 초강경 자세를 보이면서 일본에는 유화적 태도 가능성을 내비쳐 한미일 협력을 희석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