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닷컴버블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1995년부터 2000년도에 걸쳐서 일어난 거품경제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닷컴버블은 IT버블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거품이 낀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CEO이자 세계적인 가치투자자인 존 로저스는 지난달 CNBC와의인터뷰에서, 지금의 상황이 ‘닷컴버블’을 생각나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거품이 꺼졌을 때, 소형 가치주에게는 오히려 정말 좋은 시기였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인데요. 그는 지난해를 돌아보면 성장주들과 관련된 지수가 과하게 밀집되어 있고, M7 기업들로부터 너무 큰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이 소형주와 가치주에는 보기 드문 시기라고 생각이 된다며, 기회는 그 곳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2023년에 AI 관련주에 랠리가 집중됐고, 2024년에도 어쩌면 확대될 수 있다는 견해에 동의합니다. 금리가 인하될 때 최대 수혜주인 성장주, 특히 기술주가 계속 강세장을 이끌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다만, 지난 12개월 동안 시장이 상당히 상승하면서, 고공행진 했던 주식들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상승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작년 한해 나스닥은 40% 이상 상승했고요. 주가가 80%, 90%, 심지어 세 자릿수 비율로 상승한 주식들도 꽤 있습니다.
마켓워치는 이런 상황을 두고 “투자 심리가 극에서 극으로 치우치면, 시장이 곧 전환될 것이란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맥쿼리 자산운용 역시, 올해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진단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의 중소형주와 저위험 채권을 유망 상품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소형주를 모아둔 러셀 2000지수 흐름을 살펴볼까요? 러셀 2000지수는 지난해에 15.1% 상승했습니다. 대형주 지수인 S&P500 지수의 24.2% 수익률에 비해서는 부진했는데요. 다만,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4.4%에 그쳤지만, 그간 랠리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러셀 2000지수는 11.9% 올랐습니다. 이로써 러셀2000 지수의 12월 상승률은 약 3년 만에 최대가 됐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공동창립자, 톰 리도 소형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톰 리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소형주가 앞으로 12개월간 5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러셀 2000지수가 이제 막 2천을 돌파했는데, 3천까지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건데요. 그러면서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개선되고, 상업용 부동산이 되살아나며, 레버리지가 높은 소형주들이 결국 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러셀 2천에 속한 기업들 중 회사에서 매수 의견을 제시한 주식들을 선별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1월 효과’, 그러니까 신년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이 반영되면서 1월의 주가가 다른 달보다 많이 오르는 현상을 투자자들이 기대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질 캐리 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연초의 주가 상승 현상은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시가총액이 작은 주식들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선정 10개 기업 중 3개 종목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폭스 팩토리입니다. 폭스 레이싱 헉스 브랜드의 오프로드 레이싱 서스펜션 부품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고요. LSEG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주가가 30% 이상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2023년에 주가가 약 25% 하락했던 것에 대한 반등을 의미하는데요.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에는, 기업의 소비자가 되는 레이싱 애호가들이 혹여나 경기가 안 좋아지더라도 이를 잘 견딜 수 있는 부유한 소비 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태양광 관련 기업인 어레이입니다. 태양 전지판을 제작하는 기업이고요. 주로 대규모 상업용 태양광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LSEG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5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JP모간 역시 매우 견고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면서 12월 신재생 에너지 종목 중 탑픽으로 꼽았습니다. UBS도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제프리스는 어레이에 대해 비중 유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온라인 학습 업체 유데미입니다. 높은 베타, 즉 가격 변동성이 특징인데요. 향후 1년 동안 주가가 약 1% 정도 하락할 수 있지만, 한 해가 끝날 때에는 40% 이상 상승으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유데미는 지난해 말 실적 발표 이후에 주가에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는데요. 3분기 매출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현재 분기 및 전체 연도에 대한 강력한 가이던스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중소형주에 대한 월가의 전망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선정한 소형주 추천주들을 짚어봤습니다. 올해 증시가 예상대로 상승 흐름을 보이면 좋겠지만, 전문가들은 혹시 모를 하락 시장에도 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가치주나 중소형주들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환경이 어떻든 간에 가치와 분산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게 좋은 방향이겠죠?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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