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복원중인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나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13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8일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1년을 앞두고 복원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성당 본당 남측 예배당 7곳 중 6곳에 21세기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식 작품으로 교체하겠다면서 디자인 공모전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중세 건축물 복원가인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디자인한 것으로, 2019년 화마에도 버텨냈다.
르뒤크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포함해 너무 오래돼 철거될 예정인 스테인드글라스 등은 추후 만들어질 대성당 역사박물관에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당장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 부족"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문화 전문 잡지 '라 트리뷴 드 라르'의 창간자인 디디에 리크너는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하며 19세기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존하자는 청원에 나섰다.
리크너는 청원서에서 "르뒤크가 디자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건축적 통일성과 공간의 계층 구조를 고려해 일관성 있는 전체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며 "이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대성당의 필수 부분으로, 대성당을 벗어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성당을 2019년 화재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한다면서 건물의 필수 요소를 제거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누가 국가원수에게 모든 이에게 속한 성당을 변경할 권한을 부여했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올라온 이 청원엔 이날 현재 5만6천명 이상이 서명했다.
유적·기념물 협회장인 줄리앙 라카즈도 "첨탑과 지붕 구조를 원래대로 복원하면서 19세기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없애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스테인드글라스가 화마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면 우린 이를 철거하거나 교체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착공 시점 기준 860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보수공사 도중 불이 나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이 대부분 소실됐다. 프랑스 정부는 4년 넘게 복원 공사중이며, 내년 12월 8일 일반에 다시 공개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